해마다 여름에 잊을만하면 생각나는 부산국제락페스티벌...9회 연속참가 기록을 깰 수는 없어서 올해도 들르게되었다. 잠깐 들러서 분위기만 파악하고자 했지만 여지없이 물에 흠뻑 젖고 다음날 몸살까지 나버렸지만. 결국 토요일 공연에 무리해서 일요일은 가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13시간을 뻗어있었다. 올해의 분위기 역시 이전과 큰 차이는 없었고, 다만 라인업 때문인지 아주 약간 관객이 준 듯 했다. 역시 무료공연이기 때문에 초딩부터 아주머니까지 관객층도 다양하고 반응도 다양했던 부산락스페티벌을 주요 라인업 별로 감상평으로 남겨본다.
[8월 2일 토요일 공연]
*템퍼드 멘탈(말레이시아)
처음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연주하고 있던 밴드. 실제 연주는 단 몇 분 밖에 듣지 못했다. 꽤 강렬한 메탈 사운드였던 느낌.

*코파살보(일본)
몇 년 전부터 일본의 라틴음악하는 밴드들을 부산락페에서 자주 섭외하는 것 같다. 자주 접하는 장르가 아니기에 쉽게 몰입할 수는 없었지만 꽤나 흥겨운 사운드였고, 특히 건반을 치는 여자 연주자의 신들린 듯한 퍼포먼스와 연주력이 인상적. 사진은 멀리서도 '하이트'로 보이는 캔맥주 2캔 까면서 엉덩이 흔들던 빨깐색 상의의 보컬. 드럼 외에도 퍼쿠션 2대와 베이스, 건반, 트럼펫 등으로 이루어진 꽤 빅밴드인데 즐기면서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브(한국)
'뭐야? 아직 음악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체적으로 걍 한 두번 들어볼만한 팝rock이었고, 특별히 인상적인 연주력이나 무대매너는 없었다. 보컬과 기타를 제외하고는 세션인 듯 했는데 역시나 같은 밴드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서로간의 교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20century boy'의 커버는 최악이었고 전반적으로 보컬의 힘이 많이 딸린다고 생각했음. 다분히 낮았던 기대심리를 여지없이 딱 그만큼 만족시킨 공연.

* 레이시오스(한국)
김바다였다. 일렉트로닉에 기타사운드를 입힌 클럽 음악을 하고 있었다. 신해철이 10년전에 '크롬'이란 이름으로 했던 음악을 하고 있었다...두 명의 DJ가 비트와 베이스를 깔아주고 꽤 멋지게 생긴 기타가 멜로디와 리듬을 담당했다. 사운드는 흥겨웠으며 DJ의 비트는 그루브감이 느껴졌다. 대조적으로 김바다의 보컬 비중이 적었고 기억에 남을만한 보컬라인이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클럽에 가서 몸을 흔들고 싶은 '적당한' 일렉트릭사운드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중간에 등장하신 남식이 행님. 9회까지 꾸준히 락페를 지원해 준 점은 인정한다.
시상을 받은 한 인디밴드가 남식이 행님에게 감사를 표하자 관객 일부가 야유를 퍼붓는 상황 발생.
그리고 여지없이 그쪽을 째려보며 인상 굳어지시는 남식이 행님의 표정을 나는 봤지롱~

* 소호 돌스(영국)
'애로틱 락'이라고 불리고 실제 뮤비에서도 꽤 섹스어필을 강조하는 밴드라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여자보컬의 매력이 대단했다. 아담한 사이즈에 균형잡힌 몸매-_-b, 약간은 소피마르소를 닮은 페이스의 보컬은 뛰어나진 않지만 독특한 음색과 열정적인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몇몇 부분에서 멜로디라인이 뛰었났고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리듬감이 이 밴드의 특징이었다. 여자보컬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면서 곡의 완성도를 더 높인다면 앞으로 크게 성장할 밴드라고 생각함. 행사장에서 즉석으로 이 밴드의 CD를 사고 싶었으나 현금부족으로 포기. 공연 중간에 보컬리스트가 웹사이트에서 자신의 특정 곡이 무료라고 했으니 한 번 쯤 다운받아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 토시 with T-Earth(일본)
오늘의 문제아. 토시 등장... 수십개의 물병 투척으로 인상깊은 퍼포먼스를 보여 준 43살의 노익장. 등장부터 생목의 파워를 들려주더니 공연이 끝날 때까지 틈만나면 질러대는 샤우트...소리만 지르면 관객이 환호할 것이라는 착각은 어디서 나온건지. T-Earth라는 밴드의 곡으로 여겨지는 공연 리스트의 대부분은 특별히 감명깊은 부분이 없었고 곡의 완성도 또한 어딘가 20% 부족한 느낌이었다. 나이의 한계를 느끼는 건지 빠른 템포의 락음악은 없었고, 거진 인상적이지 못한 발라드 일색. 심지어 관객들 사이에서 지루해하는 표정이 많았고 다분히 기대이하라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나마 한국어로 준비한 한 곡의 발라드는 한국 관객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고(바닥에 놓인 가사를 보면서 불렀지만-) 수십분의 세팅 시간이 아깝지 않은 양질의 사운드로 위안을 삼아야했다.
전체적인 일정은 토요일보다 일요일의 라인업이 더 충실한 듯 했는데 아쉽게 일요일 공연은 가보질 못했다. 분명 토요일 공연의 아쉬움을 채울 수 있을 만큼의 라인업이었는데 체력조절에 실패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0-